미역 먹은 닭, 달걀 품은 해조류…K-푸드테크

스마트 기술로 전환기 맞은 농축산·유통…에그테크코리아 2025 

 

버려지는 해조류가 건강한 달걀이 되고, 그 달걀을 다시 해조류로 만든 친환경 판에 담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식탁 위 안전을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공인받은 검사기관들이 기존 검사시간보다 약 2배 빠른 분석 서비스를 시행하며 농가의 시름을 덜고 있다. 

지난해 12월19일부터 3일간 서울 aT센터에서 열린 에그테크코리아 2025는 K-푸드의 중심인 ‘달걀’을 소재로 한 다양한 농축산·유통 스마트 기술이 선보였다. 

중기이코노미가 현장을 찾아 현장 맞춤형 솔루션으로 우리 농축산 업계에 스마트 생태계를 이끌고 있는 기업들을 만나봤다.

지역 마트와 손잡고, 탄소는 줄이고…유통·축산도 ESG 경영

마린이노베이션은 닭 사료부터 그 달걀을 담는 포장재까지 사람이 먹지 못해 버려지는 등급의 해조류로 제작해 식탁 위 건강과 탄소 저감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특히, 그동안 국내에는 없던 해조 사료 달걀이라는 아이디어로 이날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받았다. 국내뿐만 아니라 ‘2021 월드스타 글로벌 패키징 어워드’, ‘2024 Global Call’ 1위, 사우디아라비아 EWC 100위에 선정되는 등 해외에서도 글로벌 푸드테크 기업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마린이노베이션의 핵심 전략은 ‘등급별 자원 순환’이다. 이 회사의 차완영 대표는 “식용으로 적합한 고등급 해조류는 대체 식량으로 활용하고, 사람이 먹기 어려운 등급은 고기능성 동물 사료로 탈바꿈 시킨다”고 설명했다. 

차 대표는 해조 달걀의 기능을 검증하기 위해 지난 6개월간 프리미엄 달걀 생산업체인 청량원 농업회사법인과 협력해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그 결과가 놀라웠다고 전했다. 

유기농 방목 닭에게 해조 사료를 급여한 결과, 일반 달걀 대비 지용성 비타민, 오메가 성분, 유익한 콜레스테롤(HDL) 수치가 눈에 띄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껍질 강도, 달걀 무게, 두께 등 달걀 품질과 안전성도 높아졌다. 실제로, 해조 달걀을 기자가 먹어본 결과, 달걀 특유의 비린내가 없이 부드러운 풍미를 자아냈다.   

그는 “풍부한 미네랄 함유량 덕분에 성장기 아이들은 물론, 고령층을 위한 실버 푸드로서의 기능성도 입증한 셈”이라며, “미역이나 다시마 중에서도 사람이 먹지 못하는 뿌리 부위와 괭생이 모자반 같은 해조류도 소재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단백질은 풍부하면서 지방은 낮춘 기능성 달걀로 본격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라며, “닭을 시작으로, 향후 소, 돼지 등 가축 전반으로 해조 사료 적용을 확대해 축산업의 영양 구조는 물론, 메탄가스 감축이라는 기후 위기 극복에도 유의미한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계속 증명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계란판 역시 국내외 업계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사실, 마린이노베이션이 처음 해조류로 실험한 것은 달걀이 아닌, 계란판이었다. 

기자와 인터뷰하기 전에 유럽의 업체와 미팅을 끝내고 왔다는 차완영 대표는 해조류 소재로 만든 계란판은 단순히 친환경적인 것을 넘어 기능적으로도 우수하다고 자부했다. 기존 목재 펄프 계란판보다 압축 강도가 높아 충격 흡수력이 뛰어나고, 살모넬라균과 대장균을 억제하는 항균 시험 결과 99.9% 박멸 기능까지 갖췄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생산한 50만개의 계란판은 유럽, 미국, 캄보디아 등 전 세계에 판매 완료된 상황이고,  소량 생산에 대한 아쉬움을 해소하기 위해 얼마 전, 대규모 투자 유치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최신형 설비 도입을 앞두고 있다. 차완영 대표는 내년에 설비 도입을 완료하면 내후년부터는 연간 1억개의 계란판 생산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해조류의 기능성은 양계장 내의 환경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차 대표는 “악취 물질을 흡착하거나 미생물이 붙어 분리하는 데 도움을 줘 공기질이 좋아지고, 바이오필터 역할을 해 유해균 억제에도 도움이 된다”며, “해조 기능성 담체를 전국의 양계장에 도입하고, 더 나아가 수출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식자재 마트와 외식 사업자의 ‘상생 브리지’ 역할을 하는 플랫폼도 있다. 특히, 장 볼 시간 없는 ‘사장님’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출시 3년 만에 입소문만으로 회원 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한다. 

 

식자재 주문앱 온일장 운영사인 SPCGFS 최지윤 대리는 “외식업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큰 고민 중 하나는 신선한 식재료를 직접 보고 사고 싶지만, 가게를 비울 시간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라며, “이런 외식 사업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기 위해 지역 내 거점 식자재 마트와 외식 사업자를 이어주는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지역의 상권이 살아야 한다는 취지에 외식 사업자들이 크게 공감하고 있다”며, “물건을 살 때마다 지역 경제까지 살리는 데 일조할 수 있어 지역 마트와 사장님들이 함께 ‘으샤으샤’ 하는 마음으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뿌듯해했다.

 

특히, 1분 1초가 아쉬운 자영업자에게 식자재 골든 타임은 꼭 사수해야 할 부분이다. 

 

이에 온일장은 전날 밤에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일찍 도착하고, 당일 주문 시에도 약 2~3시간 이내에 배송이 완료되는 초신속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대량 구매 시 직접 운반하기 어려웠던 박스 단위 상품들도 문 앞까지 배송해 준다.

 

최지윤 대리는 “현재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지만, 앞으로 전국구 플랫폼으로 확장해 전국 어디서나 지역 마트와 사장님이 연결되는 상생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ICT 기술로 생산성 높이고, 먹거리 안전 ‘골든타임 잡는다

농장주의 불편함뿐만 아니라 사료 회사의 물류 효율성까지 고려한 서비스도 눈에 띄었다. 에임비랩은 사료 잔량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사료를 담는 저장고인 사일로 내부의 ‘블라인드 현상’을 해결했다.

이 회사의 고병철 팀장은 “태양광 차단을 막기 위해 사일로 겉에 단열 페인트를 칠해 놓기 때문에 사료가 얼마나 남았는지 육안으로 보기 힘들다”며, “이에 농장주들은 사료 잔량을 확인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7톤~10톤 크기의 사료빈 위에 올라가 뚜껑을 열거나, 고무망치로 외벽을 두들겨 소리로 양을 짐작해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에임비랩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일로에 측정 기기를 설치해 스마트폰 앱으로 실시간 잔량이 표시되도록 했다. 사료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스마트폰 알림이 울리기 때문에 업무 편의성도 증대시켰다.

이는 단순한 편리함을 넘어 사료의 신선도와도 직결된다. 

고병철 팀장은 “사료가 떨어질까 봐 미리 과하게 주문했다가 사료가 썩는 일을 방지하고, 반대로 주문 시기를 놓쳐 가축들이 굶는 사태를 원천 차단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사료를 농가에 보급하는 사료 회사에서 환호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농가들로부터 ‘당장 내일 보내달라’, ‘사료가 뚝 떨어졌다’ 는 갑작스러운 요청에 배송 차량 배차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고 팀장은 “무엇보다도 배송 기사들이 주말에 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수확”이라며 자부심을 나타냈다.

최근 먹거리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준이 높아지면서, 축산물 및 식용란의 엄격한 품질 관리가 농가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공인받은 민간 검사기관들이 공공기관의 업무 과부하를 해소하고, 신속하고 정확한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며 농업 현장의 든든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에이티씨(OATC) 관계자는 “농가에서 샘플을 보내오면 사내 전문 실험실에서 즉각 분석에 착수한다”며, “살모넬라와 같은 미생물 검사는 물론, 잔류 농약, 동물용 의약품 등의 검출 여부 등 수십가지에서 수백가지에 달하는 검사 항목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썹(HACCP) 기술을 통해 산란 과정 전반을 디지털화하고 생산 공정을 관리하는 동안에도 발생 가능한 미생물학적 리스크를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고품질 사료를 선별, 급여해 이를 데이터화하는 과정도 거친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의 핵심 무기는 신속성이다. 2주 이내에 모든 검사와 성적서 발행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식용란 검사는 지자체별로 국가에서 운영하는 동물위생시험연구소에 의뢰하는 경우가 많지만, 저렴한 대신 분석 기간이 한 달 이상 소요된다고 한다.

 

일반 농장은 6개월마다 정기 검사를 받아야 하고, 이를 어길 시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납품 기일을 맞춰야 하거나, 급하게 검사가 필요한 농가들이 주로 오에이티씨를 찾는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최근 농가들이 자율적으로 품질 관리에 신경 쓰면서 부적합 판정 건수는 현저히 줄고 있는 추세”라며, “앞으로도 농가가 법적 리스크 없이 안심하고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정확하고 빠른 검사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