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개별근로자와 근로계약도 변경해야 

 

코로나19사태의 영향으로 바뀌게 된 직장풍경 중 가장 인상깊게 다가오는 것은 역시 재택근무다. 산업혁명기부터 공고화된 출퇴근기반 현장지휘감독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이기도 하다. 러시아워(Rush hour)로 표현되는 출퇴근시간이 사라져, 업무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호평도 있다. 반면 일과 생활의 분리선이 모호해져 업무능률 저하를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재택근무제도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자택이나 이에 준하는 공간에 근로자가 업무공간을 마련하고, 업무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를 구축해 근로를 제공하는 형태를 말한다. 독립적이면서도 개별적인 업무수행이 가능하거나, 고객과의 대면접촉이 거의 없는 직무, 특정한 장소에서 이뤄지지 않아도 되는 직무에 적합하다.

재택근무는 대부분의 근무를 재택으로 하는 상시형과 일주일 중 일부만을 재택근무하는 수시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반드시 회사에 출근해 설비 등을 이용해야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나눌 수 있다면, 후자는 일주일의 특정 요일에는 자택근무 하도록 해 근로시간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 경우가 ‘수시형 재택근무제’에 해당한다. 물론 근로시간의 전부나 일부를 상시적으로 자택에서 근무하도록 미리 정하는 ‘상시형 재택근무제’도 가능하다.

재택근무제도를 사업장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 개별대상근로자와의 근로계약 변경, 취업규칙 변경 등의 세 가지 요건을 갖춰야한다. 

사무실을 주된 근무 장소로 하면서 특정한 요일이나 시간을 재택하는 수시형의 경우, 근로기준법 제17조에 따라 주된 근무장소와 함께 일정한 요일이나 시간을 주된 근무장소 이외 장소에서 근무할 수 있다는 내용을 근로계약에 명시해야한다. 다만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근무의 장소나 시간 등 통일적 근로조건을 명시해, 근로계약서는 이에 따른다고 했을 경우에는 근로계약서를 변경할 필요는 없고, 근로자에게 해당 내용을 주지시키면 족하다.

근로기준법 제58조제2항은 재택근무와 같이 사업장 밖에서 근무가 이루어질 경우 근로시간을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업무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을 서면합의를 통해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을 뿐, 나머지 사항에 대해서는 달리 규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그 외의 사항, 예컨대 근무장소, 적용대상자 등에 대한 내용은 노사자치로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취업규칙 예시
제00조 재택근무제
① 회사는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자택 등에서 근로를 희망하는 근로자에 대하여 재택근무제를 도입할 수 있다. 
② 재택근무제를 실시하는 근로자의 근로시간은 1일 8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 다만 수행업무에 따라 근로시간을 별도로 정할 수 있으며,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로 근로시간을 정한 경우에는 이에 따른다.
③ 재택근무자가 연장, 야간, 휴일근로를 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사전에 부서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때에는 통상임금의 50%를 가산하여 지급한다.
④ 업무회의, 업무지시, 업무수행평가, 교육, 행사 등의 사유로 인하여 회사의 출근요청이 있는 경우에는 이에 따라야 하며, 월 정기 출근일이 정해져 있는 경우 이를 준수하여야 한다.

 

현재 취업규칙에 재택근무제 시행과 관련한 내용이 아직 없다면, 관련 조항을 신설하기를 권한다. 근로조건과 근무제도의 획일적이고 통일적인 규율을 위해서는 취업규칙에 근거규정을 마련해 놓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