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확대재정, 무역분쟁 완화…원화 강세 예상되지만 약세도 대비해야 

 

올해 코로나19와 G2의 무역갈등으로 환율 변동폭이 컸으며,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그만큼 환리스크 관리가 어려웠던 시기였다. 내년에는 달러화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중소 수출입기업들은 이에 대비한 다양한 손익 시나리오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우리은행 민경원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와 경기FTA활용지원센터가 주최한 ‘북미시장 진출 전략 설명회’에서 “올해 하반기 약세로 돌아선 달러화는 내년 상반기까지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연준의 제로금리 정책과 무제한·무기한 양적완화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확대 전망이 그 근거라고 했다.

 

◇美 양적완화와 위안화·유로화 강세

삼성증권은 달러화 약세의 근거로, 첫째 주요국 동반 경기회복과 미국과 미국 외 지역 간 경기격차 축소를 꼽았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주요국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이 본격화될 것이며,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소멸되고 무역분쟁 우려가 완화되면서, 글로벌 제조업의 동반 회복이 기대된다. 이에따라 주요국의 경제회복세가 빨라지고, 유로존과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미국을 상회하며, 미국과 미국 외 지역 간 격차가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두번째는 바이든 당선자가 내년도 약 1조~1조5000억달러 규모의 추가적인 확대재정 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채발행이 증가되고, 연준의 장기국채 매입비중 확대 등 완화적 통화정책 공조가 예상된다. 연준은 경기회복에도 향후 수년간 현재의 제로금리 정책을 장기간 유지할 것을 시사하고 있어, 이러한 미국의 정책들이 달러화 약세를 장기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중국 및 신흥국, 유로화의 강세가 달러화 약세를 불러올 전망이다. 중국의 민간·내수 주도의 경제성장 전환 계획으로 위안화 및 신흥국의 통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유로존에서는 내년 초 이후 EU Recovery Fund가 본격적으로 가동하면 유로존 재정통합에 대한 기대를 높여 중장기적인 유로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원화 강세 지속되지만, 약세도 대비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10월 일평균 수출이 전년대비 5.6% 개선되면서 수출회복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반영돼 원화 강세 추세가 지속돼 왔다.

그러나 우리은행 민경원 이코노미스트는 내년도 한국 수출은 경기회복 둔화와 보호무역이 지속되면서 전년대비 4.0%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0월 한국 수출 회복에도 국내 증시에 외국인 자금 유입이 부재해, 원화는 약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또 올해 말과 내년 초까지 글로벌 교역이 하락할 위험성이 커졌고, 백신개발이 순항중이긴 하지만 전 세계적인 보급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주요국의 경제활동 봉쇄가 한국 수출에 미칠 부작용에 대해서도 걱정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우리 수출기업 대부분은 미 달러를 주 결제통화로 사용하고 있어, 환율의 급변동은 기업 채산성에 영향을 미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대부분의 중소기업 및 중견기업은 무역액 대비 환헤지 비율이 20% 미만으로 낮아, 환리스크를 별도로 관리하는 기업이 많지 않다.

환리스크 관리가 내년도 경영 핵심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아, 수출입기업은 다양한 손익 시나리오를 세우고, 과거 환율 대비 현재 환율변화 추이를 꾸준히 모니터링해 결제시기를 달리하면서 향후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