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예비유니콘…‘수도권 쏠림 현상’ 심각

지역 신산업·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지역 예비유니콘 지원해야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 ‘유니콘’ 이전 단계인 ‘예비유니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예비유니콘은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의 기업으로, 중소벤처기업부가 혁신성·성장성을 갖추고 시장검증을 거친 기업이거나 지역스타 기업 중에서 선정한다. 특히 지역에 소재한 예비유니콘은 지역 신산업과 연계되고, 청년층이 선호하는 매력적인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정부 뿐만 아니라 중앙정부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가 한창이다.

이와 관련 산업연구원 중소벤처기업연구본부 김정호 부연구위원은 최근 ‘지역 예비유니콘의 현황과 정책 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역 기반 예비유니콘의 출현과 육성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정책이 중요하다”며, “비수도권 예비유니콘 육성을 위해서는 이들의 기반 산업과 업종의 특성, 창업과 스케일업 과정의 특징 등 여러 측면에서 수도권 예비유니콘과의 차별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예비유니콘은 플랫폼·서비스·소프트웨어(SW) 기반 업종에 57.1%, 제조·바이오·하드웨어(HW) 기반 업종에 42.9%가 분포돼 있는데, 국내 기존 유니콘에 비해 하드웨어 기반 업종 비중이 높은 편이다.

예비유니콘의 평균 업력은 약 7년으로 업종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평균 매출액은 165억원, 평균 고용은 98명이며 업종별로 큰 편차를 보였다. 플랫폼·서비스·SW 기반 업종의 평균 매출액은 239억원, 평균고용은 120명으로, 제조·바이오·HW 업종의 평균 매출액 66억원, 평균 고용 69명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예비유니콘의 평균 누적투자유치액은 287억원이었다. 플랫폼·서비스·SW 기반 업종의 평균 투적투자유치액은 311억원인데 반해 제조·바이오·HW 업종은 255억원이었다. 김 부연구위원은 제조·바이오·HW 업종 신생벤처기업의 경우 대규모 투자유치가 필요하지만, 스케일업 기간이 더 길어서 투자유치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유니콘·예비유니콘의 수도권 쏠림’ 심각하다=중기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출현한 유니콘 34개 중 2개 기업만이 비수도권에 위치할 만큼 유니콘의 수도권 집중화 현상은 심하다. 예비유니콘의 경우 사정이 좀 나은 편인데, 2020~2022년 동안 정부가 선정한 예비유니콘 70개 중 17%인 12개가 비수도권에 위치한다. 최근 비수도권에 기반을 둔 유망한 기술 기반 예비유니콘도 증가하고 있다.

보고서는 국내 예비유니콘의 83%가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는 것은 비수도권의 신산업 및 창업 생태계, 스케일업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의 예비유니콘의 경우 플랫폼·서비스·SW 기반 업종인 경우가 80%이지만, 비수도권의 경우 제조·바이오·HW 업종에 속한 예비유니콘이 78~100%에 달하는 특성을 보였다.

수도권에 위치한 예비유니콘의 평균 매출액, 평균 고용, 평균 누적투자유치액은 각각 190억원, 104명, 299억원이다. 비수도권에 위치한 예비유니콘의 평균 매출액, 평균 고용, 평균 누적투자유치액은 45억원, 72명, 229억원이다. 비수도권 예비유니콘은 수도권 유니콘 대비 매출 23.8%, 고용 69.0%, 누적투자유치 76.4%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수도권 신산업 육성해 예비유니콘 유치를=보고서가 비수도권 예비유니콘의 주요 특징을 분석한 결과, 예비유니콘은 기술창업 기회가 풍부하고 고도화된 지역, 산업 기반이나 인재 기반이 우수한 지역에 주로 위치했다. 대전 유성구에 3개, 경북 포항시에 4개, 충북지역에 2개의 예비유니콘이 있으며, 대구 2개, 울산 1개, 부산 1개, 제조 1개의 예비유니콘이 있다. 이 가운데 2곳은 수도권에서 창업해 이후 비수도권으로 이전한 기업이다.

비수도권 예비유니콘의 창업자 대부분은 관련 업종에서 업무 및 창업 경험, 기술력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다. 또, 창업자의 절반 이상(8개 기업)이 관련 업계에서 10년 이상 실무 경험이 있거나 과거 기술창업 경험이 있는 연쇄창업자였다.

비수도권 예비유니콘은 주로 B2C가 아닌 B2B 매출구조를 가지는 특성을 나타낸다. 이들은 주로 제조·바이오·HW 기반 업종에 속해 있고, 일부 서비스업에 속한 기업도 시스템 SW와 같이 B2B 거래를 하는 기업이다.

지역에서 예비유니콘이 지속적으로 많이 나오기 위한 전제조건은 기술 기회로부터의 창업 활성화, 기술 기회의 원천이 되는 신산업 육성이다. 보고서는 예비유니콘이 지역 신산업에 기반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지역 주력산업이 미래형 신산업으로 전환하도록 촉진하고 지역 예비유니콘 육성이 서로 연계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제조, 바이오 또는 하드웨어 스타트업 중 성장잠재력이 높은 기업과 예비유니콘을 수도권 외 지역으로 유치하기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보고서는 지역 내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투자유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투자자와의 연결 네트워크 강화, 지역특화 신산업·벤처투자정책펀드 조성, 지역 기반 벤처투자자 육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역의 유망 창업기업이 중기부의 각종 창업 및 스케일업 지원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수도권 예비유니콘 중 TIPS사업·창업도약패키지지원사업에 참여했거나 아기유니콘 선정을 거친 기업은 28.5%에 불과하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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