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 산업계로 이동하며 폐쇄·독점화 우려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 진입한 생태계…주류 플랫폼 독식 우려 커져 

 

글로벌 인공지능(AI) 생태계는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미국의 AI 경쟁력이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는데, 한국 또한 수준 높은 인프라와 정부의 정책으로 글로벌 6위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개별기업에 따라 인공지능의 사업성과 편차가 크고, 주류 플랫폼 독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2023년 인공지능 글로벌 트렌드 보고서’는 최근 인공지능 생태계는 상업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기술발전 중심이 산업계로 이동함에 따라 생태계 폐쇄화와 가치사슬 독점화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계로 이동하며 독점화·폐쇄화=글로벌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액은 2020년 442억 달러에서 2022년 511억 달러로 15.6% 증가했다. 반면 글로벌 AI 스타트업 투자액 중 對중국 투자액 비중은 2020년 28%에서 2022년 10%로 크게 감소했다. 유럽 및 기타국가로 투자 비중이 옮겨가고 있으며, 싱가포르의 경우 전체 AI 스타트업 투자액 중 해외자본 비중이 62%로 글로벌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옥스퍼드 인사이트에 따르면, 국가별 정부 AI 준비지수는 미국(85.7점), 싱가포르(84.1점), 영국(78.5점)으로 각각 1, 2, 3위를 차지한다. 한국은 정부 정책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총점 76.8점으로 6위다. 중국은 기술분야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인터넷 접속가능 인구 등 구성원 간의 사회경제적 격차로 데이터 및 인프라 분야에서 40위를 기록하며 종합 순위 17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인공지능의 활용성과 가치가 상승하면서, 인공지능의 산업 적용사례가 빠르게 증가하고 기술발전의 주체가 학계에서 산업계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오픈AI의 챗GPT 공개 이후, 메타 라마(2023년 2월), 구글 바드(2023년 3월),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2023년 6월),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2023년 8월 예정) 등 글로벌 주요 기업들은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모형과 서비스를 연이어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 생태계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 중심으로 빠르게 독점화되면서, 주류 플랫폼에 의한 독식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개방적인 인공지능 생태계가 점차 폐쇄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가치사슬 참여에 대한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같은 독점화는 오픈소스 중심으로 발전해오던 인공지능 기술발전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온다.

보고서는 국내 인공지능 관련 기업들의 매출은 전년대비 대부분 상승했지만, 영업이익 및 종업원 수의 증감 여부는 개별기업마다 차이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전세계 스타트업이 고전을 겪는 상황에서 국내 인공지능 유망기업이 생존하기 위한 지원과 글로벌 AI 가치사슬 참여를 위한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도 강조했다. 특히 주류 플랫폼 독식 형태가 될 확률이 높은 인공지능 생태계에서 국내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위해 정책금융 등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빠르게 성장 중인 국내 AI스타트업=한편 보고서는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변화·발전하므로 기술혁신의 주체인 스타트업 동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분야의 AI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보고서는 ‘코리아 AI 스타트업 100’과 ‘국내 AI 스타트업 100’에 선정된 기업 중 외감기업 42개사를 분석해 특징과 경쟁력을 소개했는데, 우선 이미지·영상인식과 모빌리티 관련 유망기업은 인피닉, 알체라, 인텔리빅스 등이 있다. 이미지·영상인식 기술은 사물인식·행동감지 등 시각능력에 관련된 인공지능 기술로서 제조·금융·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고 있으며, 특히 자율주행차의 핵심기술이기도 하다. 시각지능의 경우 자율주행 외에도 광범위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자연어 처리 분야에서는 솔트룩스, 와이즈넛, 코난테크놀로지, 바이브컴퍼니 등이 있다. 자연어 처리는 컴퓨터가 인간의 언어(자연어)를 이해하고 상호작용하기 위한 기술로, 감정분석 등 여러 하위분야가 존재하며 대표적인 예시로는 GPT 등 대규모 언어모형(LLM)이 있다. 자연어 처리는 많은 양의 정제된 학습데이터와 개발 노하우가 필요한 분야이므로 상대적으로 업력이 긴 IT 기업이 많다.

제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스마트공장 등 AI의 적용이 활성화되고 있으며 품질관리, 고장예측 등 AI·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기업도 증가 추세다. 유망기업으로는 트윔, 모비젠, 라온피플 등이 꼽힌다. 제조분야에서 인공지능은 스마트팩토리(실시간 감시 및 운영최적화)와 스마트제품(고장예측, 스마트가전) 등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으며 신제품 설계에도 적용이 되고 있다.

AI 기반 헬스케어 관련 유망기업은 루닛, 제이엘케이, 뷰노 등이 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 인공지능은 크게 병리학, 영상의학, 개인건강관리, 의약품개발 분야에 걸쳐 주로 응용되고 있으며 수술용로봇 등 분야에도 적용된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정부는 의료 AI 관련 정책 및 법제도를 마련하고 있는데, 투자자의 관심을 받으며 투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콘텐츠 추천 인공지능은 광고, 미디어, 마케팅 분야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유사한 분야로 교육분야에도 사용되고 있다. 콘텐츠 추천(틱톡, 넷플릭스 등), 상품 추천(네이버 쇼핑, 아마존 등) 등에 응용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규모도 가장 큰 편이다. 유망기업으로는 플래티어, 매스프레소(콴다), 뤼이드 등이 있다.

이밖에도 인공지능 개발용 플랫폼, 인공지능 하드웨어,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 등 AI 지원분야가 있다. 인공지능 산업발전과 함께 안정적으로 성장 중인 분야로 특히 AI 개발용 플랫폼 분야는 꾸준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유지하고 있다. 유망기업으로는 위세아이텍, 크라우드웍스 등이 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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