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성장을 위한 투자유치임을 보여줘야

“운영자금으로 투자금 쓰인다면 투자 꺼려”…투자유치 시점 체크

 

투자자와의 첫 만남에서 IR을 하고 곧바로 이달까지 자금이 들어와야 한다고 조급함을 보여주는 스타트업도 있습니다이것은 투자를 하지 말라는 것과 똑같죠투자자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투자유치를 통해 기업이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지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장민영 알토란벤처스 대표는 유니콘창업기획사 알토란벤처스가 지난 6일 개최한 투자유치 전략 설명회에서 이렇게 조언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126000여개의 법인기업이 창업을 했는데매년 평균 10만개 이상의 창업기업이 탄생한다그러나 이들 창업기업의 5년 평균 생존율은 2019년 기준 약 40% 정도다이들 40%가 모두 사업에서 성공했다는 것이 아니라 생존해 있는 비율이다지난해 스타트업 신규투자는 1101개사로 전년동기 대비 46.9% 감소한 22041억원이다코스닥에 상장되는 스타트업 수는 연평균 100여개가 되는데, 이 중 VC가 투자한 기업은 평균 60개 정도다.

 

장 대표는 벤처캐피탈이 1년에 약 2000개 기업에 투자를 하는데 그 중 평균 60개가 코스닥에 상장하는 것으로, 벤처캐피털이 투자를 해서 IPO로 가는 확률은 3%에 불과하다고 소개했다그만큼 창업 성공 가능성이 낮고 투자자들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성장을 위한 투자유치임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어느 정도 수익이 보장될 지 보여주라=스타트업 투자는 ▲시드 단계에서 액셀러레이터·엔젤투자가, ▲시리즈A 단계에서는 개인투자조합·크라우드펀딩이, 그리고 ▲시리즈B 단계에서는 벤처캐피탈 ▲시리즈C 단계에서는 벤처캐피탈·사모펀드 등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장 대표는 창업초창기부터 투자를 받는 것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가령 창업초기 약 1억원의 자금이 필요해 투자를 받으면서 10% 지분을 양도할 경우 가장 싼 가격에 적지 않은 회사 지분을 팔게 된다. 그러나 소액의 경영자금을 투자받는 대신 대출을 통해 자금을 융통하고, 회사를 더 건실하게 키운 후라면, 10% 지분으로 100억원 이상의 투자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장 대표는 정책자금, 신보, 기보 자금 등 공적자금을 최대한 활용할 것을 추천했다.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골고루 배분하려고 하는 정부지원과 달리 벤처캐피탈 등의 투자자는 자선가가 아니기 때문에 투자를 원하는 창업가는 투자자가 투자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는 확신과 기대를 줘야한다. 벤처캐피탈의 창업투자 성공률이 3%에 불과한 상황에서, 투자자가 창업기업에 투자를 할 때는 10배 이상의 기대수익률을 생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장 대표는 투자자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창업자가 자신의 기술과 사업에 매몰돼 이야기하기 보다는 해당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어느 정도의 수익을 보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그림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효과적인 투자유치 시점 찾아라=무엇보다 가장 적은 지분으로 가장 큰 투자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투자유치 시점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성장할 수 있는 준비가 됐다고 판단될 때가 투자유치 시점이 될 수 있다. 

장 대표는 투자자 관점에서 창업자의 투자요청을 볼 때 성장을 위한 투자를 원하는지, 운영자금을 위한 투자를 원하는지 유심히 보게 된다며, 투자금이 운영자금으로 다 소진될 때 기업이 성장하기 위한 방향으로 투자금이 쓰이지 못하므로 투자를 꺼려한다고 했다. 따라서 투자IR을 나설 때는 우리 회사가 성장할 준비가 돼 있는지 스스로 자문해야 한다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빠른 속도로 시장을 점유해야 할 때도 투자를 받을 시점이 될 수 있다. 배달시장에서 배달의민족 등이 빠르게 투자를 받아 시장을 독점할 수 있었고 쿠팡 또한 커머스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

또, 투자유치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경우에도 투자유치에 나서야 한다. 프랜차이즈 사업의 경우 본점을 오픈하고 돈을 벌어 다른 매장을 낼 때까지는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므로 투자금을 통해 매장 수를 늘려나가면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

이밖에도 IPO 등을 위해 기업가치를 형성해야 할 때, 또 사업의 확장을 통해 투자자에게 수익을 돌려줄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도 적극적으로 투자유치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비즈니스 모델 구체적으로 제시해야=가장 좋은 것은 투자가 목적이 아닌 사업을 성공시키는 것이 목적이 돼야 하고, 투자자가 아닌 창업자가 주인공이 되는 사업 흐름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장 대표는 VC들은 늘 유니콘으로 성장할 만한 기업에 초기 투자를 하길 원한다며, 투자유치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VC가 원하는 이야기를 들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유치 성공을 위해서는 스타트업 사업분야의 시장규모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시장규모가 클 필요가 있다. 시장규모에 따라 사업이 성공했을 때 최대 매출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명확한 제시도 필요하다. 고객정의, 마켓 세그먼트, 프로덕트, 수익과 비용, 성장구조 등을 통해 이 시장에서 경쟁자를 이기고 사업을 잘 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자사의 비즈니스를 잘 수행해 사업을 성공시킬 능력이 있는 팀인지 보여줘야 하고, 경쟁사를 압도할 수 있는 경쟁력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이와함께 구체적인 성과지표와 성장전략을 제시할 때 투자자는 신뢰를 가질 수 있다.

장 대표는 “경영자가 1조 가치 기업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마인드셋이 있어야 하고, 대담하면서도 남들이 생각 못 할 일을 해내는 능력 그리고 꼼꼼함과 신념 등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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